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14

모든 예술은 사랑을 담는다 방식만 다를 뿐 붓으로 음으로 몸짓으로 언어로사랑은 늘 그 안에 있었다사랑이라는 말 대신 예술이 전한 마음사랑해요 라는 말은 생각보다 어렵다특히 너무 늦게 알게 된 사랑 이미 지나간 사랑 혹은자기 자신에게조차 부끄러운 마음을 담고 있을 때는그 한마디가 목끝에서 맴돌다 사라진다하지만 말로 전할 수 없는 사랑이사라지는 건 아니다그건 다른 형태로 살아남는다그림이 되고 음악이 되고 시가 되고 춤이 된다내가 좋아하는 화가는오래도록 아픈 아버지 곁을 지키며붓을 들었다고 했다말을 하면 아버지가 괜히 더 미안해하시니까차라리 그 감정을 그림으로 그리고 있었어요그림 속 색은 따뜻했고형태는 흐릿했고공간은 느슨했다그건 말로 하지 못한 사랑이 만든 풍경이었다모든 예술은 결국 사랑을 담는다직접 말하지 못했기 때문에예술이 그 마음을 대신 말하고 .. 2025. 6. 27.
무너지는 마음 위에 그림을 그리다 예술의 회복력 상처 위에 색을 칠했더니 어느새 그게 나를 감쌌다마음이 무너지는 날엔 말보다 물감이 먼저 닿았다삶은 종종 아무런 경고 없이 무너진다하루아침에 누군가를 잃기도 하고오랫동안 준비했던 일이 한순간에 부서지기도 한다그런 날엔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다아무리 친절한 조언도 따뜻한 메시지도귀에 들어오지 않고오히려 더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그럴 때 나는작은 종이와 색연필을 꺼낸다무언가를 잘 그리려는 것도 아니다그냥 손이 가는 대로마음이 이끄는 대로 선을 긋고색을 입힌다그리고 놀랍게도그 아무 의미 없어 보이던 선들과 색들이조용히 나를 끌어안는다마음은 설명을 거부할 때가 있고그럴 땐 오히려 비언어적인 행위가가장 직접적인 위로가 된다그림은 그런 도구였다비록 어설프고 때로는 난잡해 보이더라도그 안엔 분명히 나의 감정이 담겼.. 2025. 6. 27.
세계의 편의점 음식 리뷰 집에서 따라 해보기 가장 가까운 세계 여행은 냉동식품부터 시작되었다일본의 편의점 오니기리 정갈함 속의 위로처음 세계 편의점 음식을 집에서 따라 해보겠다고 마음먹은 날가장 먼저 떠오른 나라는 일본이었다편의점 음식 강국이라는 명성이 있듯정말 다양한 제품군이 있지만 그중 단연 최고는 오니기리다작은 삼각형 속에 참치마요 명란 연어 소고기 불고기까지믿기 어려울 정도로 풍성한 속재료가 들어 있다게다가 랩을 뜯으면 김이 바삭하게 감싸지도록 설계된 포장!처음엔 그게 뭐 대단해? 싶었지만먹어보면 안다 아 이건 기술이다나는 집에서 비슷하게 만들어보기로 했다재료는 간단했다 밥 김 참치캔 마요네즈하지만 중요한 건 김의 바삭함을 마지막에 유지하는 포장법이 부분은 정직하게 실패했다그래서 결국 랩 없이 그냥 삼각형 주먹밥 형태로 타협했다그런데도 먹는.. 2025. 6. 26.
랜선으로 만난 작은 도시들 관광지 말고 골목 투어 그 도시의 진짜 얼굴은 지도에 없는 골목에 있다큰 광장보다 끌리는 건 낡은 골목의 벽우리가 여행을 계획할 때 보통 먼저 찾는 건필수 코스다그 도시의 랜드마크 유명한 박물관 화려한 야경하지만 나는 요즘 그런 관광지를 건너뛰고구글 스트리트 뷰로 이름도 낯선 골목을 따라 걷는다예를 들어이탈리아의 바리라는 도시는많은 여행 책에선 언급되지 않는다하지만 스트리트 뷰로 한참을 걷다 보면빨래가 길게 늘어진 아치형 골목바닥에 놓인 화분들창가에서 손을 흔드는 아주머니를 만나게 된다그 낡은 골목의 벽은성당보다 더 오래된 시간을 품고 있었고그림자가 드리운 작은 길은예쁜 카페보다 훨씬 더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지도에 없는 풍경추천 영상엔 뜨지 않는 소리그게 랜선 골목 투어의 진짜 매력이었다나만의 시간표로 걷는 랜선 도시 산책실.. 2025. 6. 26.
예술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살아보는 것이다 예술은 누군가의 감정이 통째로 깃든 세계다 그것을 읽는 대신 살아보는 것작품 앞에서 이해하려는 마음이 방해가 될 때미술관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 하나한 작품 앞에 선 사람은 먼저 설명을 읽는다이 작가는 누구지?이 그림은 어떤 시대적 맥락이 있지?왜 이렇게 그렸지?이런 질문은 때론 중요하지만문제는 이 질문이 감상보다 앞선다는 점이다예술 앞에서 우리는 너무 자주 이해를 요구한다하지만 예술은 원래 언어보다 앞서 존재하는 감정의 언어다이해가 안 된다고 해서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다오히려 때로는이해하려는 노력 자체가 감정을 막는 벽이 된다시인이 쓴 구절을 꼭 해석해야만 아름다운가?무용수가 움직일 때 그 동작의 의도를 알아야만 감동이 오는가?어쩌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머리로 풀어내는 작업이 아니라그 순간을 온몸으로 .. 2025. 6. 25.
예술가의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예술가의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결과보다 과정에, 완성보다 진심에 더 가까운 삶의 방식 1.예술가는 매일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다어제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완성한 그림이 마음에 남지 않아도다음 날 다시 캔버스를 펴고빈 종이 위에 선을 긋는다그들의 삶은 언제나 미완의 연속이다정답도 없고 끝도 없지만그래서 더 인간적이고그래서 더 아름답다우리는 자주 결과만을 본다완성된 책 전시된 그림 발표된 곡하지만 그 뒤엔수없이 버려진 초안고쳐 쓰인 문장수정된 선들이 있다예술가의 삶은 그렇게 말한다지금의 실패가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어요그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위로다무언가 잘 풀리지 않을 때결과보다 과정을 살아야 할 때예술가처럼 살아보는 것이다하루를 다시 펴고 마음을 또 그려보는 것2. 느림이 주는 깊이와.. 2025.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