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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은 고독 위에 피는 꽃이다 혼자 있는 시간 그 깊은 틈에서 무언가 자라기 시작했다창작은 말보다 고요에서 태어난다창작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였다쏟아내고 싶은 감정세상에 남기고 싶은 생각전하고 싶은 문장들이 있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창작은 단지 말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진짜로 무언가 쓰고 만들고 그려내기 위해서는내면 깊은 곳의 정적과 마주해야 했다고요 속에서만 들리는 감정이 있다사람들과 어울리는 순간엔 보이지 않던 결이침묵의 시간 속에서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한다고독은 처음엔 막막하다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면그 속은 상상보다 훨씬 풍요로운 정원이 된다창작은 바로 그 고요에서 시작된다세상의 소음이 꺼지고나의 감정만이 울릴 수 있는 공간에서가장 진실한 문장이 태어난다혼자 있어야 나의 언어가 태어난다사람들.. 2025. 6. 23.
아무 말 없이 위로하는 것들 예술이 가진 침묵의 힘 그림 한 점 음악 한 곡 시 한 줄이 말 없이 나를 안아주었다어떤 위로는 말보다 조용히 다가온다우리는 위로를 자주 말로 주고받는다.힘내 괜찮아질 거야 다 잘될 거야그러나 말은 늘 의도를 가지고 있고그 의도가 마음에 닿지 않을 때 오히려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어느 날감정이 너무 복잡해져 누군가의 말조차 버겁게 느껴졌던 날이 있었다그날 우연히 틀어둔 음악 하나가내 마음 어딘가를 조용히 두드렸다가사는 잘 들리지 않았고멜로디도 특별하진 않았지만그냥 그 소리 자체가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아무 말도 없었지만 모든 걸 말해주는 느낌예술이 가진 침묵의 힘은그렇게 스며든다그것은 설명하지 않고변명하지 않고그저 거기 있어준다말이 너무 많아 숨 막힐 때예술은 말 없는 방식으로 곁을 내준다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먼저 반응한다전.. 2025. 6. 23.
예술은 결국 보는 눈보다 느끼는 마음 작품을 읽기보다 마음이 흔들린 순간을 믿기로 했다잘 아는 사람만 감상할 수 있다는 오해예술 앞에 서면 자주 긴장하게 된다그림 하나를 오래 보지 못하고음악을 들으면서도 제목이나 작곡가를 떠올리느라 바쁘다왜일까? 어쩌면 감상은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착각 때문일지도 모른다전시회에 가면 꼭 누군가 말한다저 작가가 누구더라?이 시기가 인상주의 말기일걸?이건 색의 상징이 중요한 작품이야나는 그 옆에서 조용히 입을 다문다그림을 ‘안다’는 것이 그림을 느낀다는 것보다더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는 공간하지만 정말 그럴까?예술은 이해보다 감정이 먼저 가닿는 세계다지식 없이도 심장이 반응하고눈물이 날 만큼 벅차거나왠지 모르게 아련한 장면에 오래 머물게 되는 순간그때 필요한 건 미술사나 음악이론이 아니라지금 이 장면이 내 안에서 .. 2025. 6. 22.
음악이 멈춘 순간 삶이 울리는 소리 소리가 사라지고 나서야 들리기 시작한 것들이어폰을 뺀 순간 나는 처음으로 지금을 들었다출근길 퇴근길 집안일을 할 때 글을 쓸 때조차나는 늘 음악을 틀어두었다가만히 있는 시간이 어색했고고요는 불안하게 느껴졌다그래서 나는 이어폰을 끼는 것이 기본 상태가 되었다하지만 어느 날배터리가 나간 이어폰을 주머니에 넣고 그냥 걸었다그날 따라 음악 없이 걸은 20분은처음엔 지루했고그다음엔 조용했고그리고 끝에는 놀라울 정도로 충만했다자동차 지나가는 소리아이들이 떠드는 웃음소리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마찰음까지삶은 사실 늘 연주되고 있었다내가 그걸 듣지 못했던 건음악 때문이 아니라소음이 필요하다는 내 불안 때문이었다침묵 속에서 나를 흔든 건 오래된 감정이었다음악은 감정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배경이었다슬플 때도 공허.. 2025. 6. 22.
한 장의 그림이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 그냥 지나치려던 그림 앞에서 멈췄다전시회는 종종 내게 산책 같은 시간이다설명은 읽지 않고 줄도 서지 않고 그냥 천천히 걷는다그림들은 대부분 조용히 지나친다 좋다 멋지다 같은 피상적인 인상만 남긴 채로그날도 그랬다정해진 동선 따라 걷고 있었고별 기대 없이 하나씩 훑듯 바라보고 있었다그런데 어느 순간 발걸음이 멈췄다정말 아무 설명도 없는 작은 그림 한 장이었다묘하게 허전한 풍경연필 선 같은 선과 무채색의 흐릿한 색감그림 속에는 인물도 사건도 상징도 없었다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앞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그림이 내 마음속 무언가를 건드린 것처럼그 장면을 오래 보고 또 보게 됐다왜 하필 그 그림이었는지 나도 몰랐다나중에 생각해보면그 그림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작품은 아니었다화려한 색감도 유명 작가의 이름도 없었다하지만.. 2025. 6. 21.
붓 끝에 담긴 감정 말보다 깊은 언어 1. 말로는 도달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우리는 흔히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고 믿는다슬픔은 슬프다는 말로 사랑은 사랑해 말로하지만 정작 진짜 깊은 감정은단어의 무게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것들이다갑자기 북받쳐 오르는 눈물묘하게 그리운 오후의 햇살이유 없이 울적한 밤그럴 때 우리는 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표현을 찾는다그중 하나가 그림이다한 줄의 선 한 번의 붓 터치어떤 색을 선택했는지만으로도그 사람의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말보다 솔직한 게 그림이고말보다 더 깊게 전해지는 게 색과 선이다그림은 감정을 옮기는 언어다그림을 그린다는 건 단지 형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그 안엔 감정의 온도 순간의 분위기 살아 있는 감각이 담긴다예를 들어 똑같은 풍경을 그리더라도누군가는 쓸쓸함을 담고누군가는 위로를 담는다붓을 드는 사.. 2025. 6. 21.